당신이 저녁 무렵 대학로를 걷고 있다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한산한 뒷골목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어디선가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음악 소리, 연극의 환호성이 들려오는 반면, 이 골목만큼은 꽤나 조용합니다. 거리에 주차된 차도 없으며, 불빛조차 존재하지 않아 하룻밤이 싸늘하게 내려앉으면 갈수록 허전해집니다.
바로 이곳에서 몇 달 전 ‘몽유병자’라는 말을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서울의 한 대학에서 철학과를 전공하는 친구가, 그녀의 야간 실험이 계기가 되었다네요.
몽유병자라는 것은 잠든 상태에서 자신도 모르게 외출하거나 행동하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일반적으로 정신과적 질환 중 하나로 분류되지만, 때로는 기형적인 경향을 보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이 단순히 ‘병’일 뿐만 아니라 어떤 ‘현상’, 아니 그 이상의 것으로 여겨지기 시작한 시점입니다. 당장 유행하는 도시전설 검색어 중에서도 “몽유병자”, “대학로 몽유병자”라는 키워드가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을 정도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대학로 뒷골목에서 벌어진 ‘몽유병자’ 사건에 대해 들여다보겠습니다.
친구 A는 새벽 각성 실험 참여자를 모집하던 중, 자신과 같은 대학생인 B를 만나게 됩니다. B는 잠들면 어디서 깨어나게 되느냐를 예측할 수 없는 몽유병이 있다며 친구 A의 실험에 참여하겠다고 합니다.
첫 날 밤, 실험실에서 잠들어버린 B는 마치 악몽에 휩싸인 것처럼 팔다리를 쓰러더니 심지어는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이제 무언가 이상한 걸 느낀 A는 B를 가까이서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B가 밖으로 나갔을 때, 그녀는 곧바로 움츠리고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한결같이 대학로 뒷골목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녀는 꼭 어디선가 자신을 부르는 것처럼 목적지를 향해 달려간다고 해야 할까요.
여러 차례 B를 따라가 보았지만, 매번 도착하는 곳은 대학로의 이상하게 조용한 그 뒷골목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다음 날 아침, B는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며 친구 A를 의아하게 바라보았습니다.
사건의 연속성과 이상한 경향성 때문에 궁금증을 느낀 A는 더욱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여러 정보들을 찾아본 결과, 대학로 뒷골목에서 비슷한 사례가 종종 발생하였음을 알게 됩니다.
바로 이 점이 오늘 우리에게 알려진 ‘대학로 몽유병자’사건의 본질입니다. 결국, 몽유병자인 B와 같은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해당 장소를 방문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학로의 뒷골목은 과연 실제로 그들을 불러들이는 ‘그 어떤 힘’이 존재하는 걸까요? 아니면 그저 우연히 일어나는, 설명되지 않는 현상일까요? 이 모든 것은 여전히 미스터리입니다.
하루가 지나고 밤이 되면, 그 골목에서 다시 한 번, “몽유병자”가 나타날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 당신은 이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울 대학로 뒷골목에서 벌어진 이 몽유병자 사건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있습니다. 어쩌면 오늘 밤, 저 골목에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될지도 모릅니다.